
▲UD택시 측면/ 서울시 제공
[더인디고] 서울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택시를 함께 이용하는 새로운 교통모델, ‘UD 택시’를 전국 최초로 도입한다. 장애인 전용 교통수단과 일반 택시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이동 모델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과 사회통합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휠체어 사용자와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UD) 택시를 시범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장애인 이동지원 서비스’와 ‘일반 택시 영업’을 하나의 차량으로 통합한 전국 최초의 운영 모델이라는 점,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별도 교통수단을 확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자와 일시적 보행 불편자 등 다양한 시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이동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
■ 고령화 등 교통약자 이동수요 증가
서울시는 장애인과 고령화 등 교통약자의 이동 수요 증가가 사업 추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서울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19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0.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바우처택시 이용건수는 2022년 48만건에서 2025년 144만건으로 약 3배 증가하는 등 교통약자의 이동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자와 보행이 불편한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택시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는 기존 체계를 넘어 누구나 이용 가능한 미래형 교통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국내 첫 휠체어 탑승형 ‘PV5 WAV’ 도입
시범운영 차량은 국내 최초 휠체어 탑승형 모빌리티(PBV)인 기아의 ‘PV5 WAV’ 모델이다.
차량에는 폭 740㎜의 2단 접이식 슬로프가 설치돼 휠체어 사용자가 측면으로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다. 휠체어 고정장치와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춰 휠체어 사용자와 보호자가 함께 탑승할 수 있으며, 일반 승객도 넉넉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UD택시 전면(왼쪽)과 후면(후측)/ 서울시 제공
실제로 지난 4월 실시한 시승회에서도 장애인, 비장애인 시민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한 휠체어 사용자는 “기존 장애인콜택시의 후면 탑승 방식은 화물을 싣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UD택시는 측면 탑승 방식을 도입하여 비장애인과 동등한 승객으로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장애인 탑승자도 “휠체어 사용자와 동반자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며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차량이라기보다 가족이 함께 이용하기 좋은 편안한 택시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 장애인 우선 배차 후 일반택시로 운영
시범사업은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12대 규모로 운영된다. 운영은 2단계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1단계에서는 중증보행장애인(장애인콜택시 회원)을 대상으로 차량당 월 100건까지 우선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며, 서울시설공단 이동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월 100건 운행을 마친 차량이 일반 택시로 전환돼, 비장애인 시민도 앱 호출이나 배회 영업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요금은 중형택시 요금이 적용된다.

▲UD택시 운영방안 / 서울시
운영은 민간 법인택시 회사가 차량을 구매·운행하고 서울시가 장애인 탑승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시범 운영 기간 이용 실적과 만족도, 운영 효율성 등을 분석해 확대 도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UD택시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은 국가 주도로 UD택시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영국 런던의 블랙캡(Black Cab) 역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UD택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 없이 누구나 함께 이용하는 새로운 교통모델”이라며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이용자 의견과 운영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서울형 표준 택시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교통서비스를 이용하는 ‘유니버설 모빌리티’를 국내에서 처음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시범 규모가 12대에 불과한 만큼 실제 이동권 확대 효과와 장애인 우선 배차의 실효성, 향후 확대 여부 및 지속적인 제도 보완 등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9월 ‘2530 장애인 일상활력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030년까지 약 2조 원을 투입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계획에는 장애인콜택시와 별도로 휠체어 이용자가 일반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UD) 택시를 2030년까지 1,000대로 확대·운영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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