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V 캡처
[더인디고] 정부가 우울과 불안, 자살, 중독 등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치료부터 회복·재활·사회복귀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기본계획을 내놨다.
27일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 보건복지부 제2차관)’를 열고,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했다.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은 정신질환 예방·치료·재활·복지·권리보장과 정신건강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범정부 기본계획이다.
▶ 기관 치료 중심서 지역사회·권리 중심 전환
3차 기본계획은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한 사회”를 비전으로 ▲예방 ▲치료 ▲회복 ▲중독 ▲자살 ▲정책기반 등 6대 분야, 17대 핵심과제, 53개 세부과제를 담았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규정했다. 최근 정신질환 유병률 증가와 자살, 중독 문제 심화로 사회적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기존 입원치료 등 기관 중심에서 벗어나 예방, 치료, 회복 서비스 이용 권리 등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회복지향적 접근, 그리고 ▲당사자 욕구반영과 권익신장을 위한 서비스와 제도 마련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분야별 핵심목표지표(안). 보건복지부
▶ 응급·치료 인프라 대폭 확충… “치료 접근성 강화”
치료 분야에서는 정신응급 대응체계와 병상 인프라 확충이 핵심이다.
24시간 치료 가능한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는 13곳에서 17곳으로 확대하고, 공공병상도 180병상으로 확충한다. 즉각 입원이 필요한 ‘급성기 집중치료병상’도 현재 391개에서 2030년까지 2000개 수준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재난 대응을 위한 트라우마센터 확대, 경찰·정신건강전문요원 협력 대응체계 구축 등도 포함됐다.
▶ 동료지원 확대·지역사회 자립 강화… “회복 중심 정책”
정부는 동료지원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고, 당사자 참여형 회복지원체계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회복 중심 정책 전환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병원 기반 사례관리와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고, 동료지원 서비스 확대를 통해 당사자의 회복 경험을 정책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당사자의 경제활동 참여도 지원한다. 일경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직업재활시설 및 주간재활시설의 직업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정당한 편의제공과 고용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동료지원 기반 근로지원 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근로 여건을 조성한다. 일경험 시범사업은 진로컨설팅(4주)→일 역량강화 훈련(12주)→인턴십(8주) 등으로 추진된다.

▲정신질환자 대상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안). 보건복지부
또한 자립생활 지원주택 확대(’25년 7호 → ’30년 100호), 동료지원인 고용기관 지원 확대 및 쉼터를 확충하는 등, 정신질환 경험자의 회복 경험을 정책 자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제도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자기결정권·공공책임 강화… 인권 기반 정책 포함
이번 계획에는 당사자의 권리보장을 위한 제도개선도 포함됐다. 정신건강 사전의향서 도입 검토, 절차조력 서비스 확대, 공공후견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자기결정권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격리·강박 최소화뿐 아니라 지침 준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보호실 환경개선을 위한 국고 지원 확대, ‘WHO Quality Rights’ 기반의 회복지향 교육 등 종사자 인권교육 개편 및 절차조력 서비스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인증체계 개편 등을 통해 인권 보호도 강화할 계획이다.
입퇴원 절차의 공적 책임 강화와 인권친화적인 개선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서류 및 절차 간소화, 당사자 의견진술 기회 확대 등 운영 개선을 우선 추진하고, 비자의 입원 과정에서 이송, 치료비 지원 등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범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당사자·가족‧전문가와 함께 입·퇴원 절차 개선을 2030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형훈 제2차관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은 향후 5년간 정부 정신건강 정책의 청사진이다”라고 강조하며, “우울과 불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며, “마음의 아픔에 대해 공감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편견을 줄이는 한편,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신건강안전망을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와 함께 당사자와 가족이 주도적으로 회복과 자립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 동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획은 예방과 치료, 회복까지 정책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진전으로 평가되지만, 정신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보장과 강제입원 구조 개선 등 권리 기반 정책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공청회 등을 통해 제기된 보호입원 제도 개선 방향, 격리·강박 등 강압적 치료 환경 문제, 당사자 참여의 실효성 확보 여부는 향후 정책 이행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보완돼야 할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제3차 정신건강 국가계획의 실효성은 단순한 정책 제시를 넘어, 현장에서 당사자의 권리와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비전체계. 보건복지부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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