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는 교도소 내 정신질환 재소자의 ‘난동’과 ‘이상 증상’으로 교정 당국이 관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기사를 연속적으로 보도했다(2월 10일 [단독] "상상을 불허” 충격 영상들…깊어지는 악순환 (풀영상)/2월 13일 [AFTER 8NEWS] 교도소 난동 바디캠 전격 공개…"약 못먹고 박치기하고 때리고”/2월 19일 "형광등까지 삼켜” 상상불허…바디캠 담긴 장면 ‘경악’ [취재파일]). 해당 보도는 교정시설과 교도관의 어려움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정신질환을 위험과 통제의 문제로 취급하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혐오와 편견을 부각하고 강화하는 기사에 가깝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이하 단체)는 지상파 방송사로서 SBS가 마땅히 져야 할 공적 책임과 영향력의 무게를 망각한 채, 기사의 의도와 무방하게 사회적 소수자인 정신질환자를 위험과 혐오의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지역사회로부터 더욱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한 이번 보도를 강력히 비판한다. 이에 단체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자 재소자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음을 밝히고, 통계의 신뢰성과 보도의 프레임을 비판하는 한편, 교정시설 정신건강 정책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016년 헌법재판소 결정은 정신질환자 재소자 증가의 원인이 아니다
2016년 헌법재판소는 구 정신보건법상 보호의무자에 의한 비자의입원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2016. 9. 29. 2014헌가9). 해당 결정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비자의입원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신체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으나, 법적 공백 사태를 우려해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강제입원이 쉽게 이루어지던 구조가 과도하게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으니 입원 요건과 절차를 보다 엄격히 하도록 요구한 선고였다. 따라서 이 결정은 강제입원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지 치료의 공백을 방치하라는 취지가 아니다. 이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 역시 서로 다른 의료기관 소속 전문의 2인 진단 의무화,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도입, 비자의입원 요건 강화 등과 동시에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제공 책임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음을 명시하였다.
그러나 2월 10일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016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정신질환자 재소자가 크게 늘었다고 지목하였다. 입원 요건이 강화되면서 입원해야 할 정신질환자가 적절한 시기에 입원하지 못해 증상이 악화되었고, 그 결과 수감으로 이어졌다는 취지다. 교정시설의 정신질환자 수용 증가를 단편적으로 입원 요건 강화의 결과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하게 단순화한 것이다. 교정시설 수용 증가가 발생한 것을 입원 요건 강화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정신질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충분하였는지, 정신병원 입원 외에 대안적 치료 방안이 마련되었는지 여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 제도의 문제가 변화한 정신건강복지법의 취지를 구현하지 못한 것을 사법적 판단에 전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정신질환자 재소자 통계 산출 기준은 명확한가
또한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재소자’ 통계가 어떤 근거로 산출되었는지도 면밀히 확인이 필요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천 명대이던 정신질환 재소자가 지난해에 6천300명을 넘어서서 전체 재소자의 10분에 1에 달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먼저 확인되어야 할 점은 ‘정신질환자’의 정의 기준이다. 교정시설에 입소할 시 수용자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의 제16조 제3항에 따라 건강상태 진단을 받도록 되어 있지만, 전문의 인력이 제한적인 현실을 고려할 때 입소자 전원에 대해 표준화된 정신과 진단을 받게 되어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법무부에서 제시한 통계가 △등록 정신장애인 여부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정신질환자인지 여부 △한차례라도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경우 △과거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경우 △교정시설 내에서 이상행동으로 관리 대상에 포함된 경우 등 어떤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통계의 신뢰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다.
정신질환 재소자의 난동을 강조하는 보도는 위험한 일반화다
세 차례의 보도는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재소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보도에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중은 이를 이상동기 범죄와 강력범죄와 연결지을 수 있다. 특히 ‘난동’과 ‘이상 증상’과 같은 표현을 통해 위험성을 전면에 부각할 경우, 정신질환과 강력범죄 사이에 적접적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2023년 8월 연구소에서 보도한 성명에 따르면, 경찰청 통계를 근거로 정신장애범죄자의 강력범죄가 오히려 감소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의 살인, 강도, 강간 등의 강력범죄의 발생 추이는 점차 감소해 왔고, 폭력범죄의 경우에도 가중처벌이 되는 폭력행위가 91%가 감소되는 등 강력범죄 발생빈도가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이후 서서히 감소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여 정신질환 재소자 전체의 특성처럼 서술하는 것은 통계로 도출된 사실과 상이하며, 결과적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한다.
교정시설 내 전문의 부족과 약물치료의 한계는 국가적 책임의 영역이다.
기사에서는 교정시설 내 정신과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강조한다. 교정시설 내 정신과 전문의가 상근하는 경우는 3곳뿐이며, 외부 전문의가 파견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 또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법무부는 국가기관으로서 수용자의 생명과 신체 보호 의무를 지는 기관이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사회복귀를 도모해야 한다. 특히 제30조에 따르면 수용자가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에 필요한 의료상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럼에도 전문의 채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치료 공백을 사실상 방치하거나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또한 정신질환이 범행과의 관련성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형벌 중심의 수용이 아니라 치료 중심 처우가 이루어져야 한다. 「치료감호법」은 심신장애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 치료감호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치료가 우선되어야 할 사안까지 일반 교정시설에서 관리 중심으로 수용하는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에도 제약으로 작용한다.
보도에서는 교정시설에서의 약물 치료의 한계 또한 언급하고 있는데, 정신질환자의 치료 방식을 약물 투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정신건강 서비스에서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사회적 개입, 회복 중심 접근, 지역사회 통합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UN CRPD(유엔장애인권리협약) 및 일반논평에서도 약물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대안적이고 비약물적 치료를 제공하라고 반복적으로 권고해 왔다.
결국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통제’가 아닌 ‘충분한 인력과 치료 자원’이다. 국공립병원 전문의의 파견근무, 공공병원과의 협약, 원격 진료, 다학제팀 구성, 치료감호 명령 활용, 비약물적 치료 도입 등 적절한 제도와 방법을 강구하지 않고 관리 부담만 강조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다. 국가의 의무를 개인의 질환 특성으로 귀결하지 않아야 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단체는 다음과 같이 언론과 법무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SBS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야기하는 현재까지 보도된 기사를 전면 철회하라
둘째, 언론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할 수 있는 보도를 즉시 중단하라
셋째,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의료적·비의료적 대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라
넷째, 정부는 교정시설을 위한 예산을 확충하여 국가적 책무를 다하라
2026년 3월 5일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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