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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숙원 ‘장애인권리보장법’, 쟁점 남긴 채 법안소위 통과

작성자 정보제공담당 날짜 2026-03-03 13:44:54 조회수 12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제2소위원회는 2월 27일 회의를 열고 장애인권리보장법안 등 23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사진=이수진 의원 페이스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 제2소위원회는 2월 27일 회의를 열고 장애인권리보장법안 등 23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
사진=이수진 의원 페이스북

  • 법안심사 2소위, 서미화·김예지·최보윤 법안 대안반영
  • 국민의힘 불참, 탈시설·국가장애인위원회·영향평가 축소는 논란
  • 3월 중 예정된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중대 고비될 듯
  • 장애영향평가·인지예산 담은 ‘장애평등정책법안’은 별도 추진

 

[더인디고]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이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는 27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국민의힘 김예지·최보윤 의원이 각각 발의한 3건의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가결했다.

장애계 최대 입법 과제로 꼽힌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이 10여 년 만에 다시 급물살을 탄 셈이다. 앞서 지난 20대·21대 국회 여야 의원들이 각각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은 기존 ‘장애인복지법’ 중심 체계에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과 권리 중심 패러다임을 반영한 ‘기본법 및 복지 총괄법’ 구조로의 입법 전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존엄권 ▲평등권 ▲자기결정권 ▲참정권 ▲정책결정 참여권 ▲자립생활권 등을 독립 조문으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점에서 기본권적 성격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또한 장애정책의 방향을 ‘보호·배려’에서 ‘권리 보장과 국가 책임’으로 이동시키는 선언적 의미가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소위에서 논의된 내용은 보건복지부와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을 발의한 의원 간 협의를 통해 마련된 수정 대안을 중심으로 한다. 앞서 지난해 8월 20일 열린 법안심사 소위 자료에 따르면 각 법안 간 차이, 특히 ▲탈시설 용어, ▲국가장애인위원회 기능, ▲장애영향평가 및 인지예산 도입 등에 대해 쟁점이 있자, 보건복지부가 협의 통해 수정대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

■ ‘탈시설’은 개인의 선택권 중시한 ‘탈시설화’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큰 쟁점이 됐던 ‘탈시설’ 용어 사용과 ‘별도의 정의 조항’을 두는 대신, 법안 제19조(자립생활 권리 보장을 위한 탈시설화 등) 제1항에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이를 위해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제한하는 환경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탈시설화 등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고만 규정했다.

이는 21대 국회에서도 ‘탈시설’ 용어 사용을 둘러싼 의견 대립으로 법 제정이 무산된 전례와, 여전히 찬반 의견이 지속되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2대 국회에서 제정된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지원에 관한 법률(지역사회 자립지원법)’에서도 탈시설 용어가 없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 국가장애인위원회는 사실상 현 위원회로 유지

‘국가장애인위원회’ 역시 현 국무총리 소속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장애인정책위원회’로 변경하는 것에 머물렀다. 장애계는 그동안 위상(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소속)에 대한 이견은 있더라도 ‘사무국 기능’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요구해왔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현행 ‘행정기관위원회법’에 의하면 자문기구 등은 원칙적으로 사무기구를 둘 수 없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달라진 점은 명칭 변경과 권리보장법 제정에 따른 심의·조정 사항 확대뿐이다. 관건은 지금까지 지적돼 온 ‘형식적 심의기구’의 한계를 넘고, 부처 간 정책 조정과 이행 점검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기능할 수 있느냐다.

■ 장애영향평가는 ‘장애인 관련’으로 한정… 장애평등정책법안도 별도 추진

또 다른 쟁점은 권리보장법안의 ‘장애영향평가’와 최보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애평등정책법안’과의 관계다.

장애평등정책법안은 ‘장애인의 실질적 평등과 사회참여를 위한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 수립 및 시행과정에서 ‘장애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장애인지 예산에 반영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성별영양평가법’처럼 영향평가 대상을 ‘제정ㆍ개정ㆍ폐지를 추진하는 법령과 장애평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계획 및 사업 등’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수정대안은 권리보장법 제36조에 장애영향평가의 근거만을 두고, 그 대상을 아동·노인 정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장애인 관련 정책’으로 한정했다. 구체적 범위와 절차는 하위법령에 위임하기로 했다. 또한 장애평등정책법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수정대안을 마련해 입법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포괄적 입법·정책 전반이 아닌 ‘장애인 관련 정책’으로 한정함에 따라, 영향평가 제도의 상징성과 실질성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정확한 적용 범위 설정과 정책 환류 체계, 예산 연계 여부가 제도 도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그 밖의 ▲국제 흐름 등을 반영한 ‘장애 정의’와 ▲장애인 권리보장 관련 정책 수립과 시행을 위한 통계 수집·관리 ▲현 한국장애인개발원을 한국장애인권리보장원으로 변경해, 수행 업무를 확대·개편하고, ▲장애아동, 장애노인, 장애여성, 중증·중복·소수장애유형 장애인에 대한 시책 마련 등 나머지 조항 등에 대해서는 논란 없이 정부의 수정안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 법 제정 기대 속 보건복지위 전체회의 통과에 주목

한편,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이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한 것 자체는 그간의 경과를 고려할 때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탈시설화’ 표현의 절충, 국가장애인위원회 위상 유지, 장애영향평가 범위 축소 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은 셈이다. 특히 이번 소위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이 전원 불참한 만큼, 오는 3월 예정된 복지위 전체회의가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21대 국회(‘23.11월)에서도 보건복지위 제2법안심사 소위에 이어 전체회의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하지만 ‘탈시설’ 표현을 놓고 여야 충돌로 재회부되며 무산됐다.

물론 장애계와 국회 장애인의원들 역시 과거의 전철을 밟거나 더 이상 논의에 머물 수 없다는 점에서 법안 통과 자체는 낙관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10년을 기다린 법이 ‘권리보장’과 ‘국가책임’에 걸맞은 내용을 담고 있느냐다.

[더인디고 THE INDIGO]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