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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투표보조 ‘2인 동반’… “비밀투표 침해” 헌법소원

작성자 정보제공담당 날짜 2026-09-03 13:42:11 조회수 13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은 2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선거법상 ‘투표보조 2인 동반’ 규정은 비밀투표를 가로막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사진=장추련
 

  • 가족 아닌 보조인 1명 지정하면 투표사무원 추가 입장
  • 장추련 투표 포기하거나 비밀투표 포기하거나 선택 강요
  • 2020년 헌재 기각 후 6년 만에 다시 헌법소원
  • 장애인도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 받아 비밀투표해야

[더인디고] 장애인이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비밀을 유지하며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장애계가 공직선거법상 ‘투표보조 2인 동반’ 규정에 대해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와 1577-1330 장애인차별상담전화 평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화우공익재단, 인권법행동 함께·정의 등은 2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현행법은 시각 또는 신체장애로 스스로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이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해 투표를 보조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족이 아닌 사람을 투표보조인으로 지정할 경우에는 반드시 2인을 동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장애인 유권자가 자신이 신뢰하는 활동지원사 1인의 도움만 받기를 원하더라도 투표사무원이 추가로 기표소에 들어가게 된다. 장애인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표현인 투표 내용이 본인이 원하지 않는 제3자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추련은 이 같은 규정이 장애인의 선거권뿐 아니라 비밀선거의 권리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장추련은 2017년에도 같은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재는 2020년 5월 27일 이를 기각했다.
당시 헌재 다수의견은 중증장애인이 거주시설 관계자나 보조인의 영향을 받아 대리투표 등 선거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며 상호 견제가 가능한 2인의 동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선애·이석태·문형배 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유권자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투표보조인으로 지정할 수 있어야 하며, 투표 내용은 정치적 자기결정권의 핵심적 행사라는 취지였다.

장추련은 당시 헌재가 투표보조인의 자격 제한, 선서 의무, 투표 후 확인 절차 등 1인 보조를 전제로 한 대안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문제가 반복됐다.
한 청구인은 뇌병변장애로 양팔과 손 사용이 어려워 활동지원사 1인의 보조를 받아 투표하려 했지만, 투표사무원이 2인 동반을 요구하면서 사전투표와 본투표 모두 하지 못했다.

또 다른 청구인은 손으로 기표용구를 잡기 어려워 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조용구를 요청했지만 투표소에 준비돼 있지 않았다. 활동지원사 1인의 도움도 거부되면서 결국 투표소 직원이 즉석에서 만든 기표용구를 입에 물고 혼자 7장의 투표용지에 기표해야 했다.

장추련은 “문제는 개별 투표사무원의 태도가 아니라 가족이 아닌 투표보조인 2인 동반을 강제하는 법 조항 자체”라며 “이 조항이 유지되는 한 장애인 유권자는 투표를 포기하거나 비밀투표를 포기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애인의 선거권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라며 “선거의 공정성은 장애인의 비밀선거를 희생시켜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가 왜곡 없이 반영될 때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장애인의 선거권을 단순히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할 수 있는 권리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투표 내용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까지 헌법상 선거권의 내용으로 볼 것인지를 다시 묻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출처 : [더인디고 THE INDIGO] 원문보기